마음을 씻어 주는 착한 영화들
오래전 주변 사람들에게 <굿바이 마이 프랜드>라는 영화를 꼭 보라고 권하던 때가 있었다. 영화를 보는 취향이 다 다르고 나이에 따라 선호도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 영화는 그 어떤 사람들이 봐도 나름의 무언가를 마음에 담을 수 있는 좋은 영화라는 생각에서였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어린 두 소년이었다. 수혈을 잘못 받아 에이즈에 걸린 단짝 친구 덱스터를 위해 먼 도시의 한 의사가 에이즈의 치료약을 발명했다는 사실을 알고 에릭은 뗏목을 타고 떠나는 둘만의 여행 계획을 세운다. 그 험난한 여정 속에서 둘은 더욱 깊은 우정을 쌓아간다. <굿바이 마이 프랜드>는 한없이 슬프면서도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아주 착하고 순수한 영화다. 1편의 성공에 힘입어 2편도 나왔지만 역시나 1편만한 2편이 없다는 속설을 다시금 입증해 준 영화였지만, 지금도 나는 <굿바이 마이 프랜드>가 좋은 영화라는데 서슴없는 한 표를 던진다. 올 초 에이즈에 걸린 덱스터 역을 맡았던 브레드 렌프로의 사망소식이 전해져 새삼 마음을 울적하게 만들어 더욱 애잔함이 묻어나는 영화가 되어 버렸다.
<굿바이 마이 프랜드> 이후 아주 오랜만에 그때의 그 감정과 비슷한 감정을 느낀 영화가 있었다. 바로 2년 전 개봉했던 <마음이...>라는 영화였다. 당시 영화를 본 사람들로부터 참 착한 영화라는 소문을 듣고도 무작정 울리게 만든다는 말이 싫어 볼 생각을 못했는데 뒤늦게 본 이 영화는 주책없이 연신 눈물을 찍어대면서 가슴 아파 하면서도 내가 왜 이제야 이 영화를 보는가 하는 후회를 하게 만들었다. 집나간 엄마를 기다리며 철없는 꼬맹이 여동생 소이(6)를 데리고 살아가는 듬직한 소년 찬이(11) 역을 맡은 유승호와 찬이 동생으로 나오는 김향아의 천진한 연기와 사람 못 지 않은 마음이의 연기, 거기다 둘만이 남겨진 남매의 슬프면서도 어여쁜 생활상들이 보는 내내 마음을 촉촉하게 만들었다. 문득 누군가가 그립고 세상에 혼자라는 느낌이 찾아올 때, 혹은 찌든 마음의 묵은 떼를 씻어버리고 싶을 때엔 무작정 마음을 무장 해제시키는 이런 순수하고 따뜻한 영화들을 한편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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