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권순분여사 납치사건>

2me4you 2008. 11. 5. 12:48

묵은 체증까지도 뻥 뚫어 주는 영화

개봉한 지 좀 지난 영화이긴 하지만 아직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소개한다. 익히 소문만 듣고 여태 보지 않은 분들, 묵은 스트레스를 왕창 날려버리고 싶은 분들, 아무생각 없이 마음껏 웃고 싶은 분들, 귀찮아 영화관까지 가기도 싫은 분들, 이 모든 분들께 권한다.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고 통쾌하게 뚫어줄 영화, <권순분여사 납치사건>!

손맛하나로 소문난 국밥집을 일궈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할머니를 인질로 점찍은 납치범 3인조. 그러나 세상 모든 굴욕을 운명으로 타고난 소심하고 어리버리한 일당들이 감당하기에 그들이 택한 인질은 너무나도 버거운 상대였다. 단지 힘없는 노인일 거라 생각한 일흔 넘은 할머니는 힘이 넘쳤고 흉흉한 세상 전기충격기를 휴대하고 다닐 정도로 준비성 철저한데다 휴대폰의 다양한 기능까지 주르르 꾀고 있는 신세대였던 것.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카리스마가 철철 넘치는 권순분 여사를 몰라본 덕분에 납치범 일당은 초반부터 고전을 면치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007 못지않은 결말을 만들어 낸다. 왜? 하늘 아래 딱 한 점, 자식들을 제대로 못 키워 놓은 부끄러움에 스스로 자식들로부터 거금의 몸값을 받아내려는 작전에 돌입했기 때문. 살아생전 모은 어마어마한 재산을 네 명의 자식에게 골고루 상속하여 독립시켜 놓았더니 하나같이 납치당한 어머니를 외면하는 자식들 덕분에 납치범들 앞에서 망신살 제대로 뻗친 권순분 여사! 이때부터 상황은 돌변하고 납치범들을 인질인 권여사의 진두지휘아래 움직이는 신세가 된다. 단지 머리 나쁜 일당과 무대포 할머니가 보여주는 그저 그런 시시한 코미디일 거라고 생각한다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에는 시원한 웃음과 액션, 거기에 생각지도 못한 동화 같은 이야기와 영상, 그리고 감동과 교훈이 담겨있다. 궁금하다면 직접 확인해 보시라. 어떻게 이 영화가 완벽한 해피엔딩을 이끌어 내는지를….  (20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