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풍경

다랑논의 가르침

2me4you 2008. 11. 4. 16:18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고도가 높은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산촌마을입니다. 산자락 굽이굽이마다 깊은 계곡과 폭포를 지니고 있어 산을 좋아하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지요.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 않은 때가 없으나 만물이 익어가는 풍요로운 계절에 지리산 자락을 지나다보면 이토록 아슴아슴한 추억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층층계단 식의 멋스러운 곡선을 멀리서 바라보노라면 마치 신선의 놀이터 마냥 아름답고 평온해 보입니다. 

고향의 품처럼 넉넉하고도 푸근한 풍광에 이끌려 한참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나도 몰래 가슴 저 깊은 곳이 뭉클해져 옵니다. 규격도 없이 제 멋대로 생겨먹은 저 땅에, 평지보다 몇 배 더 농사짓기 힘들다는 저 땅에 저토록 정갈하게 삶의 흔적을 지어놓다니…. 새삼 삶에 대한 끈끈한 애착이 물밀듯 밀려와 콧등이 시큰해져 옵니다. 산골짜기의 비탈진 곳에 있는 다랑논이 게으르고 못난 내게 나직한 목소리로 “착하고 부지런하게 욕심 없이 살아라”고 바람결에 속삭이는 듯합니다. (200710)

 

 

사진 김토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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