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살림살이에 대한 고수들의 비법서

2me4you 2008. 11. 4. 12:41

살림살이에 대한 고수들의 비법서

한때 “살림살이 좀 나아졌습니까?”라는 말이 세간에 회자된 적이 있었다. 한 국회의원이 한 말이 개그프로에까지 나와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살림살이는 가정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크게 보면 국가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나라의 살림을 잘못 살면 국가 경제가 흔들리는 것처럼 가정 역시 마찬가지다. 한 집 안의 살림꾼이 살림을 어떻게 꾸리느냐에 따라 가정의 틀이 바뀐다. 예로부터 이러한 살림살이에 대한 비법은 집안 대대로 전해내려 왔고 이를 도맡아 하는 것도 대부분 여자들의 몫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해 핵가족화가 되고 맞벌이 부부가 늘어남에 따라 살림을 사는 살림꾼들의 모습도 많이 다양해 졌다. 여기 각각의 위치에서 나름의 살림비법을 터득한 고수들이 전하는 묘안이 있어 소개해본다. 집안의 비서로 물려받은 비법서가 없는 평범한 살림 초보들에게 솔깃한 정보가 되길 바란다.


“효재의 손 끝에 닿으면 누더기 헝겊도 선녀의 날개옷이 되고 초근목피도 진수성찬이 된다” 작가 이외수가 한 말이다. 도대체 ‘효재’란 사람이 누구기에 이런 극찬의 말이 뒤따랐을까? (자연으로 상차리고 살림하고)《효재처럼》을 펴낸 이효재 씨는 간판도 내걸지 않은 한복집 ‘효재效齋’의 주인이자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임동창의 부인이다. 어머니가 하시던 한복집을 물려받아 20년째 한복을 지으면서도 입는 거, 먹는 거, 집 꾸미기까지 살림에 재미를 더하는 일에 관심이 많아 집에서도 오월이처럼 몸을 움직이며 산다. 그런 그녀의 알뜰살뜰한 살림솜씨가 소문이 나 책까지 내게 됐다. 별스럽고 고집스러운 자신의 행동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없이 기쁘겠다고 말하는 그녀. 문득 정겨운 이의 애잔한 잔소리가 그립다면, 한번 읽어보시라. 옆에서 조곤조곤 일러주는 옆집 큰언니의 재미난 살림 얘기에 푹 빠질지도 모르니 말이다. 

《효재처럼》이 일하는 주부의 살림 비법서라면 《가정CEO 아줌마의 살림경영》은 전업주부의 살림비법이 담겨있는 책이다. 인터넷이 상용화되면서 아줌마들의 능력이 곳곳에서 발휘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책의 저자 역시 아줌마들이 모이는 사이트에 ‘알뜰 주부 일지’를 올리면서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아 책까지 내게 되었다.

‘가정CEO’라는 말에 걸맞게 주부가 챙겨야 할 일들은 정말 많다. 육아, 요리, 재테크는 물론 가족 관계에 대한 어드바이스까지… 저자는 살림에 필요한 방대한 양의 정보와 지혜를 담아 쉽게 문답형식으로 엮어놓았다. ‘2% 부족한 생활비 채우는 노하우’라는 부제처럼 나의 살림법에 뭔가 조금 부족함이 느껴질 때 살펴보면 100%의 만족감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앞서 소개한 살림꾼들이 혼자만의 비법을 소개했다면《서울댁의 장보기 사전》은 3명의 아줌마들이 똘똘 뭉쳐서 장보기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이들은 아줌마이면서 동시에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기도 하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장보기, 새댁을 위한 알뜰 장보기 수칙, 명절날의 장보기 요령에 이르기까지… ‘일을 가진 엄마는 살림 솜씨는 뒷전’이라는 인식을 보란 듯이 뒤엎어 놓는다.  

살림에 있어서 또 다른 노하우는 바로 정리정돈이다. 한정된 공간을 이용해 어떻게 하면 더 넓고 깔끔하게 공간을 이용하느냐는 살림꾼들의 공통적 고민거리다. 이러한 고민을 일순 날려 버릴 수 있는 노하우가 담긴 책이 바로 《유쾌한 수납 백과》다. 살림살이 많은 좁은집을 완벽하게 정리정돈하는 1,000가지 비법과, 뛰어난 공간 활용으로 실제보다 2배 더 여유롭게 쓰는 집 30곳을 소개했다. 물론 비싼 돈 들이지 않은 반짝반짝한 수납 아이디어들도 가득하다. 해도 해도 표 나지 않은 집안일에 정리정돈까지 작정한 대로 되지 않아 고민이라면 수납의 달인들이 들려주는 비법을 배워보는 것도 좋으리라.

가계 지출이 제일 많을 때가 바로 명절 전후다. 들어오는 돈은 빤한데 나가야 할 돈은 지천이라 머리가 쑤신다. 거기다 작은 선물이라도 해야 할 곳은 왜 그리 많은지… 생각 같아서는 나 몰라라 하고 싶지만 사람 사는 일이 어디 또 그런가? 그러다 보면 가계부에 구멍이 뻥뻥 나기 일쑤다. 그럴 때 과감히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색다른 선물을 해 보는 건 어떨까? 물론 큰 비용은 들어가지 않지만 정성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단점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하려는 분들에게 좋은 가이드북이 바로《맛있는 선물 요리》다. 여기에는 맛있고도 예쁜 79가지 선물요리 레시피와 그에 꼭 맞는 포장법이 소개되어 있다. 물론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디지털이 난무하는 세상에 나만의 정성과 마음이 가득 담긴 이런 선물 요리를 받는다면 그날은 세상의 모든 축복을 받은 듯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