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사건

억지로 밥 달래 놓곤 ‘분식 어겼다’ 호통 친 보건소 직원

2me4you 2009. 4. 18. 23:57

다양한 가공식품과 외식문화가 판을 치는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는 까마득한 옛일로 여겨질지 모르나, 불과 30년 전만해도 극심한 식량부족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나라에서 혼분식을 장려하던 때가 있었다. 하루 한 끼는 보리혼식이나 분식을 권장하기에 이르러 마침내 식당에서의 혼․분식을 엄격히 단속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혼분식 정책을 지키지 않는 식당에는 최고 6개월간의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러한 정책으로 말미암아 식당주인과 단속반 사이엔 끊임없는 실랑이가 이어졌는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 시절, 당시의 한 주간지에 소개된 웃지 못 할 헤프닝 한 토막.

부산시 중구 H음식점은 “괴상한 단속법도 다 있다”고 투덜투덜. 이날 점심때 어떤 젊은이가 나타나 “오늘은 분식일이지만 나는 밀가루 음식만 먹으면 배가 아프고 소화가 안 된다.”며 한바탕 수선을 떤 다음 “아침에 먹다 남은 찬밥이라도 좋으니 조금만 주시오.”라고 애걸복걸 하더라는 것. 손님의 하소연을 딱하게 여긴 주인이 마지못해 아침밥을 갖다 주자 갑자기 태도를 바꾸고는 “나는 보건소 직원인데 분식일에 밥을 팔았으니 자인서를 쓰시오.”라고 협박을 하더라는 것. 기가 막힌 주인은 “못 쓰겠다!”하고 버텼고 30여 분간 왁자지껄한 실랑이를 벌였던 것. 끝내 자인서를 받아 내는데 실패한 보건소 직원은 “두고 보자!”고 벼르고 가더라는 것.

그 보건소 직원, 무슨 속사정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두고 보자는 사람치고 무서운 사람 못 봤다는 옛말을 아는지 모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