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향
문득 사라져가는 풍경들을 보며 잊혀져가는 먼 기억들을 건져 올릴 때가 있습니다. 무거운 짐을 이고 고갯마루에서 뉘엿뉘엿 사라져가는 아낙의 뒷모습에서, 바람을 가르며 나풀대는 담장 너머의 하얀 빨래들에서, 스러져가는 가을햇살이 아까울세라 자투리땅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를 볼 때처럼 말이지요.
그러면 이내 마음은 처마 끝에 조롱조롱 매달린 주홍빛 곶감처럼
툇마루에서 냄새를 풍기며 아슴아슴 익어가는 구수한 메주처럼
어느새 아련한 기억의 기차를 타고 정든 고향 역을 지나
그리운 어머니 품으로 달려갑니다. 멍든 내 가슴에
영원한 안식을 주는 마음의 고향으로 달려갑니다.
깊어가는 이 가을, 그대 지친 몸과 마음에 위로가 되고
평안함을 주는 마음의 고향은 어디인가요? 가만히 그곳을 떠올려보세요.
(20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