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의 새끼는 고도리!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귀엽고 깜찍할 때가 바로 아기 때일 것이다. 오죽하면 어른들이 어린자식을 보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고 했을까? 일찍이 소파 방정환 선생은 잠자는 아기의 얼굴에는 세상의 온갖 평화와 고요가 깃들여 있으며, 방실방실 웃는 아기의 얼굴에는 티끌 하나 없는 해맑은 순수가 담겨 있다고 노래했다. 어디 사람뿐이랴? 짐승도 새끼일 때가 가장 예쁘고 사랑스럽다. 그래서일까? 아이들도 병아리나 강아지 같은 어린 동물들을 좋아한다.
이처럼 앙증맞은 어린짐승을 가리키는 말이 우리말에는 많이 있다. 알다시피 개의 새끼는 강아지, 말의 새끼는 망아지, 소의 새끼는 송아지라 한다. 특히 송아지는 뿔이 날만한 나이가 되면 동부레기라 하고, 암소의 뱃속에 든 새끼는 송치라 이른다. 그 외 닭의 새끼는 병아리라 부르고 어린 시절의 개구리는 올챙이라 일컫는다. 헌데 돼지 새끼를 가리키는 말은 딱히 지칭하는 바가 없다.
국어사전을 살펴보면 고기로 쓰기위한 어린돼지는 ‘어린, 앳된’의 뜻을 가진 접두어 ‘애’를 붙여서 ‘애저(-豬)’라고 한다는 말이 올라있긴 하지만, ‘강아지, 망아지, 송아지’처럼 따로 새끼돼지를 표현하는 말은 찾아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지금의 돼지를 일컫던 ‘돋’이라는 옛말이 사라지고, 새끼 돼지를 일컫던 ‘돼지’가 돼지 그 자체를 이르는 말로 변천해 왔기 때문이다.
이 외 맹수인 호랑이의 새끼는 개호주라 부르며 곰의 새끼는 능소니라고 한다. 또한 날짐승인 꿩은 수컷을 장끼, 암컷을 까투리라고 하는데 그 새끼는 꺼병이라고 한다. 꺼병이는 ‘겉모양이 짜임새가 없고 엉성하게 생긴 사람’을 뜻하기도 하는데 ‘꺼벙하다’는 말이 ‘꺼병이’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짐승과 새 뿐 아니라 물고기 새끼에도 따로 이름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가오리는 간자미, 농어는 껄떼기, 열목이는 팽팽이, 방어는 마래미, 숭어 새끼는 모쟁이 또는 동어라고 부르며, 전어(=준치)의 새끼는 전어사리라고 한다. 또한 화려한 은빛은 자랑하는 갈치의 새끼는 풀치이고 값비싼 조기의 새끼는 꽝다리라 이른다. 뿐만 아니라 밥상에 자주 오르내리는 고등어도 새끼를 부르는 말이 따로 있는데, 우습게도 그게 바로 고도리다. 공교롭게도 고스톱의 고도리와 일치하지만 전혀 상관이 없는 우리말이다.
*참고문헌 : 『한겨레 말모이』(1998),『동아 새 국어사전』(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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