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름다운 사람들

2me4you 2008. 11. 5. 13:34

아름다운 사람들

 

사무실 근처에 제가 잘 가는 떡볶이 포장마차가 있습니다. 아주머니와 아저씨께서 함께 하시는 곳인데 매일 오후 서너 시쯤이면 나와서 준비를 하시지요. 제가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는 떡볶이와 순대 맛이 좋아서기도 하지만 주인아주머니와 아저씨의 특별함 때문입니다. 이곳은 다른 포장마차와 달리 유독 단골손님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손님들의 얼굴을 거의 다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늘 웃는 얼굴로 반갑게 맞아주시고 처음 보는 손님들에게도 친근하게 맞아주시며 다음에 또 오면 그 얼굴을 어찌 다 기억하는지 “아이고 또 오셨네” 하고 인사를 건넵니다.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계산착오로 거스름을 잘못 내주거나 조금이라도 특별한 일이 있었던 손님들에게는 잊지 않고 다음에 왔을 때 그 말을 하시면서 미안하다고 연거푸 인사를 하시지요. 어디 그뿐인가요? 두 분이 서로를 위하는 모습은 어찌나 아름다운지 갈 때마다 참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우리 동네 마을버스 정류장 앞에는 호떡을 파는 아주머니가 있습니다. 늦은 귀가 길에 자주 본 적이 있는데 아주머니는 장사를 마치고 돌아가실 때면 항상 주위를 깨끗이 청소를 하고 가신답니다. 그냥 포장마차가 있던 자리뿐만이 아니라 근처 약국이며 옷가게 앞이며 마을버스 정류장까지 모두 깨끗이 치우고 나서야 즐겁게 귀가를 하시지요.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언젠가 TV에서 보니 마트에서 계산을 하면서 물건들의 바코드 숫자를 외우시는 분이 있더군요. 어떻게 하면 손님들을 많이 기다리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하시며 활짝 웃던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런 분들 덕분에 저는 늘 잊고 있던 사실을 깨닫곤 합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가르침을 말이지요. 주어진 자신의 일에 불평 없이 즐겁게 최선을 다하면서 타인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이런 분들 덕분에 세상이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합니다.

(20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