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따뜻한 기억

2me4you 2008. 11. 5. 12:44

Winter Story


따뜻한 기억


섣달 그믐밤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얘진다는 어른들의 말씀에

아이들은 모처럼 아랫목에 올망졸망 둘러앉아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빨래터에서 주워들은 동네 처녀 총각의 연애담서부터

엄마아빠의 시시콜콜한 어린 시절 이야기까지 하나 둘 꺼내 놓으며

하하 호호 깔깔거리면서 밤 깊어 가는 줄 모릅니다.

마침내 할머니의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마저 밑천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기필코 밤을 세고 말리라던 굳은 결심은 어느새 무거운 눈꺼풀 위로

스르르 녹아내리고 말지요.


그렇게 깜박 잠이 든 후 이른 아침 눈을 떠 보면

세상은 온통 하얗게 변해있었습니다.

흰 눈이 온 세상을 아름답게 수놓았던, 평화로웠던 설날 아침 풍경….

돌아가고 싶은 지난날의 따뜻한 기억입니다.

 

(20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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